넷플릭스 <반쪽의 이야기>를 봤다. 원제는 The Half Of It.
앨리스 우 감독이 만들었는데 대만계 미국인이고
레즈비언 커밍아웃을 했다.
2005년 <세이빙 페이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다고.
아직 보지 못했지만 줄거리만 봐도 독립영화 감성이 묻어난다.
그 당시 아시아 여성이 주인공인 퀴어서사는 인디 영화에 속했겠지만
15년이 지난 후 만든 영화는 당당히 넷플릭스에 입성!
15년의 공백기를 깨고 나온 이 영화는 트리베카 영화제 수장작이기도하다.
영화 다 보고 나니 이전 영화, 다음 영화 모두 기대됐다.
<반쪽의 이야기>는 감독 앨리스 우의 자전적 영화이기도 하다.
백인 남성과 아시아 여성 관계의 클리셰를 생각한다면
이 둘이 로맨스에 빠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지만,
영화는 애초부터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라고 못 박고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기대하게 됨... 관성이란 참 무섭고)
<반쪽의 이야기>는 성장 드라마 영화다.
퀴어서사긴 한데, 그게 메인은 아니고 오히려 로맨스 사건을 둘러싸고
폴과 앨리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아시아인을 찾아 보기 힘든 미국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엘리 츄.
엄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빠와 단둘이 산다.
이민 1세대인 대만인 아버지는 박사 학위까지 땄는데 영어를 못해서
엔지니어로 승진을 못하고 작은 마을에서 역장으로 일하게 된다.
외부와 거의 소통하지 않고 집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지내는 아빠.
그런 아빠와만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사는 주인공.
백인 또래들 사이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외톨이로 지낸다.
깡시골인지 학교까지 혼자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백인 애들이 차 타고 가면서 이름 가지고 놀린다.
(나도 호주 살지만.. 시골 갈수록 이런 애들 많음)
츄는 글을 굉장히 잘 쓴다.
같은 반 학생들 레포트를 돈 받고 대신 써 준다.
그러던 어느날 어딘가 어수룩한 남자애가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쓸 연애편지를 대필해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감자튀김이랑 밀크셰이크 나눠먹고 뽀뽀하는 게 다인 줄 아는 남자애에게
마음이 통하는 대화가 뭔지 가르쳐주지만.... 이해할리가 없음 ㅋㅋㅋㅋㅋ
폴이 짝사랑 하는 대상은 애스터다.
코딱지 만한 마을에서 제일 예쁜 애라
이미 약혼할 상대까지 부모님이 정해뒀다.
부잣집으로 시집갈 날만 남았는데...
세상 혼란스러운 삼각관계에 빠지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삼각관계도 아니었지만 ㅋㅋㅋㅋ
폴은 그냥 앨리 아바타였고
둘이 연애했다고 보면 됨 ㅋㅋㅋㅋㅋㅋ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지만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랑 이야기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내 인생의 허전함을 채워주는 반쪽을 찾는 게 사랑이라고 믿지만
사실 나의 나머지 반쪽을 상대에게 내어주고,
나를 잃어버리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건 사랑 이야기.
마지막 앨리 츄가 사랑은 어쩌고 하는 대사가..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
감동적이기도 했다.
앨리, 폴, 에스터는 서로 관계 맺으며
자기가 있던 세상의 테두리 밖으로 나오게 된다.
사랑이란 결국 이런 게 아닐지.
안 어울리는 듯 어울리는 신선한 케미를 자랑한 두 주인공
앨리츄 메이크업 한 거 보고 놀람..
본명은 리아 루이스
https://www.instagram.com/leahmlewis/?hl=ko
매력있다.
영화에서 노래 하는데
실제로 노래를 참 잘 하는듯
인스타에 가면 들을 수 있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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