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나 카레니나 영화를 보았습니다.
톨스토이의 원작 소설을 재작년 읽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재밌었거든요.
2012년 개봉한 영화 <안나 카레니나>도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보는 내내 압도되었다고 할까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시대극은 화려한 영상미가 압권인 것 같아요.
사랑과 욕정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어가는
안나를 연기한 '키이라 나이틀리'는 최고였습니다!
아무 배경지식 없이 본 영화였는데
연극적 셋팅이라는 아이디어로
톨스토이가 쓴 대서사시를
2시간 분량의 영화에 훌륭하게 담았더라고요.
촬영과 연출이 굉장히 독창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의상 디자이너가 무려 재클린 듀런이더라고요.
올해 <작은 아씨들>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타기도 했죠.
바람 핀 오빠와 오빠의 아내 사이를
중재하러 떠나는 안나.
(제정 러시아 시대의 오지랖 무엇..)
단정한 보라색 드레스를입고 있죠.
(보기만 해도 심장 조여오는 코르셋)
곧 불륜을 저지를 거라는 운명을
전혀 모르던 순수의 시절...
오빠 부부를 화해시키고 파티에 간 안나는
키티의 약혼자..가 될 지도 모르는
브론스키와 눈이 맞죠.
키티의 순백의 드레스와 안나의 검정색 드레스를 보면서
영화 <블랙스완>이 떠올랐어요.
무도회 장면은 정말 영화에서 best로 꼽고 싶습니다.
키티, 안나, 브론스키의 관계를 이토록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브론스키를 유혹할 무렵의 관능적인 빨간 드레스.
악세사리도 훨씬 화려해졌어요.
어깨도 한쪽 내렸네요 ㅋㅋㅋㅋㅋ
공작깃털을 화려하게 달고
구애하는 듯한 느낌 ...
구애는 성공하고
그리고 ..
모든 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장면!!
인상주의 화가의 그림 한 폭 같지 않나요.
그리스 신화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예나 지금이나 서양 사람들은
잔디밭에 드러눕는 걸 참 좋아하는 듯 합니다....)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모습을
굉장히 몽환적으로 표현한 장면을
BEST 중 하나로 또 꼽고 싶네요.
(사실 모든 장면이 베스트였어요..)
처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된
안나의 순수함이 드러나는 아름다운 장면이지만,
한편으로 '꿈'과 같은 이미지와
'흰색'의 드레스가 죽음을 미리 암시하는 듯도 합니다.
브론스키와 불장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안나. 같은 옷을 입고 있죠.
이전과 달라진 안나의 표정과 행동을
바라보는 남편 카레닌의 뒷모습.
이때부터 안나는 약간 광기에 사로잡힌 듯 보여요.
저 드레스가 약간 잠옷삘이 나서 더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꼬장꼬장한 남편, 보수적인 관료 역할의
주드 로........ (안경 귀엽네요)
옷을 입지 않은 장면도 있습니다. (므흣)
베드신도 너무 아름다운 영화 였어요.
결말 쯤, 베이지색 드레스를 입은
키이라 나이틀리 너무 우아했어요.
타인의 부정적인 시선을 용기있게 견뎌보려하지만
잘 되지 않아 눈물 흘리는 장면도 너무 좋았죠.
확실히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니
주인공 안나의 고통과 슬픔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이 당시,
남성들은 아무리 바람을 피워도
당연한 것으로 용인되고,
여성들의 경우는 이혼만 해도
다시는 결혼을 할 수 없고
재산과 양육권도 잃게 되며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하게 되죠.
그런 불평등한 사회적 현실이
소설보다 영화 속에서 더 잘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안나의 이 의상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과
드레스 치마를 부풀리는 파팅게일을 입고 있는
안나의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였어요.
화려한 드레스 속에 감춰진 이면,
이 당시 여성들의 내면이기도 하지 않았을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안나가 입은 드레스가 궁금하시다면
영화 속에서 한번 확인해보시길 바랄게요~
'너구리뷰: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미드 <죄인> 해리 앰브로즈 형사는 왜 가해자를 돕는가? (1) | 2020.07.01 |
---|---|
영화 <살아있다> K 좀비의 새 역사 쓸까? 개봉일/ 관객수? / 원작 / 결말 (0) | 2020.06.17 |
씻을 수 없는 죄책감, 죽음보다 무서운 불면 <인썸니아> (0) | 2020.06.17 |
사랑이야기인듯, 아닌듯 <반쪽의 이야기, The half of it> (0) | 2020.06.15 |
<하이에나> 정금자가 좋은 이유, '선'善보다 '일잘러' (0) | 2020.04.05 |
댓글